지급명령 이의신청 이후, 소액사건 재판 절차 정리 (2026)
지급명령까지는 서류만 오갑니다. 채권자가 신청서를 내고, 법원이 서면만 보고 "돈을 갚아라"고 명령하고, 그걸 채무자에게 보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채무자가 이의신청서를 한 장 내는 순간, 지금까지의 간편한 절차는 사라지고 평범한 민사소송이 시작됩니다. 저도 처음엔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법원이 알아서 재판 날짜를 잡아주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채권자에게 돈을 더 내라는 명령부터 날아옵니다. 이 글은 지급명령을 어떻게 신청하는지가 아니라, 이의신청이 들어온 뒤 사건이 소액사건 재판으로 넘어가는 흐름만 다룹니다. 청구액이 3,000만원 이하라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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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는 지급명령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적법한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지급명령은 그 범위 안에서 효력을 잃습니다. '그 범위 안에서'라는 표현을 흘려 읽으면 안 됩니다. 청구액 2,000만원 중 800만원만 다투겠다고 일부 이의를 걸 수도 있고, 그러면 나머지 1,200만원 부분은 그대로 확정 절차를 밟습니다.
이의신청서에 이유를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왜 못 갚는지, 왜 채무가 없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이의신청 자체는 유효합니다. 실제 다툼은 뒤에 이어질 소송에서 하는 것이고, 이의신청은 '지급명령으로 끝내지 말고 법정에서 따지자'는 의사표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형식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반려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여기서 채권자가 안심해도 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채무자가 적법하게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봅니다. 몇 달을 허비한 게 아니라 소송의 출발선이 지급명령 신청일로 소급한다는 뜻입니다. 소멸시효가 아슬아슬한 채권이었다면 이 조항이 사실상 방패 역할을 합니다.
2주는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불변기간입니다. 반대로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냈다가 마음을 바꿔 취하하면,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의신청이 없었던 경우, 이의신청이 취하된 경우, 각하결정이 확정된 경우 모두 같은 결과입니다.
채권자에게 먼저 오는 건 재판 날짜가 아니라 인지 보정명령
이의신청이 접수됐다는 통지를 받은 채권자가 다음으로 기다리는 건 보통 변론기일 통지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먼저 도착하는 서류는 '인지를 보정하라'는 명령입니다. 기한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사건이 그대로 끝나버립니다.
이유는 비용 구조에 있습니다. 지급명령 신청서에는 소장에 붙일 인지액의 10분의 1만 붙이면 됩니다. 지급명령이 싸고 빠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소송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 할인은 사라집니다. 법원은 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소장에 붙였어야 할 인지액에서 이미 낸 인지액을 뺀 차액을 채워 넣으라고 명합니다.
인지액은 소가에 따라 정해집니다. 소가 1,000만원 미만이면 소가에 0.005를 곱하고,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소가에 0.0045를 곱한 뒤 5,000원을 더합니다. 청구액 1,500만원이면 소장 인지액이 72,500원이니, 지급명령 때 7,250원가량을 냈다면 나머지를 보정하는 식입니다. 송달료도 소액사건 기준으로 다시 채워야 하는데, 소액사건은 당사자 수에 10회분을 곱해 냅니다. 1회분이 5,500원이므로 원고와 피고가 각 1명이면 110,000원이 기준입니다.
보정명령을 그냥 넘기면 결과가 매섭습니다. 기간 안에 인지를 보정하지 않으면 법원은 결정으로 지급명령신청서를 각하합니다.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 각하가 확정되면 소가 제기됐던 것으로 보던 효력도 함께 사라집니다. 시효 때문에 서둘러 지급명령을 넣었던 사건이라면 여기서 무너집니다.
- 법원에서 보낸 보정명령서를 받고 기한부터 확인합니다.
- 청구액(소가)을 기준으로 소장에 붙여야 할 인지액을 계산합니다.
- 지급명령 신청 때 낸 인지액을 빼고 차액을 산정합니다.
- 인지액과 추가 송달료를 납부하고 영수증을 확보합니다.
- 보정서에 납부 내역을 붙여 기한 안에 제출합니다.
사건번호가 바뀌고, 재판부가 다시 정해진다
인지가 보정되면 법원사무관 등이 곧바로 소송기록을 관할법원으로 보냅니다. 이때부터 사건은 독촉사건이 아니라 민사 본안사건이 됩니다. 사건번호 부호도 달라져서, 전자독촉 사건의 '차전'이 소액사건이면 '가소'로 바뀝니다. 나의 사건검색에서 예전 번호로 조회하면 진행 내역이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니, 새 사건번호를 받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어떤 재판부로 가는지는 소송목적의 값이 정합니다. 소가가 3,000만원을 넘지 않는 금전 지급 청구라면 소액사건심판법이 적용되는 소액사건입니다. 3,000만원을 넘으면 단독사건, 소가가 5억원을 넘으면 합의부 사건으로 갑니다. 이 구분 금액은 규칙 개정으로 바뀌어 온 항목이라, 큰 금액을 다루고 있다면 접수 시점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한 가지 더 신경 쓸 게 관할입니다. 지급명령은 채무자 주소지 외에 근무지, 의무이행지 같은 여러 관할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서, 채권자가 자기에게 편한 법원을 택했을 수 있습니다. 소송으로 넘어가면 그 사건을 심리할 관할법원으로 기록이 넘어가기 때문에, 재판을 받으러 갈 법원이 지급명령을 낸 법원과 다를 수 있습니다.
소액사건이 됐는데 이행권고결정은 오지 않는다
보통 소액사건에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이 곧장 변론기일을 잡지 않고 이행권고결정부터 내립니다. 피고가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그걸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니, 다툼이 없는 사건을 빠르게 정리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지급명령에서 넘어온 사건에는 이 절차가 없습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독촉절차 또는 조정절차에서 소송절차로 이행된 때는 제외한다고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이 불분명한 때, 그 밖에 이행권고가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채무자는 이미 지급명령에 이의를 걸어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같은 내용을 이행권고결정으로 한 번 더 보내 봐야 또 이의가 들어올 게 뻔합니다. 그래서 법원은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변론기일을 지정합니다. 이의신청 이후 진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첫 변론기일 전에 해둬야 할 것
소액사건은 되도록 1회 변론기일로 심리를 마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두 번, 세 번 기일이 열릴 거라 생각하고 준비를 미루면 그날 끝나버립니다. 주장과 증거를 기일 전에 서면으로 다 올려두는 게 사실상 유일한 방법입니다.
원고 입장에서는 지급명령 신청서에 적었던 청구원인이 너무 간략한 경우가 많습니다. 차용증, 계약서, 계좌이체 내역, 문자·카카오톡 대화처럼 채권의 존재와 금액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서면과 함께 제출합니다.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청구한다면 기산일과 이율을 계산해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피고 입장에서는 답변서를 챙겨야 합니다. 이의신청서와 함께 내거나, 늦어도 송달일부터 30일 안에 신청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의신청서만 내고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원고 주장을 다투지 않는 것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습니다.
증인 문제도 간소화돼 있습니다. 판사가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증인이나 감정인을 법정에 부르는 대신 진술을 적은 서면을 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액사건에서는 당사자의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가 법원 허가 없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분관계와 수권관계를 서면으로 증명해야 하니 가족관계증명서와 위임장은 챙겨 가야 합니다.
- 새 사건번호로 나의 사건검색에서 변론기일을 확인합니다.
- 원고는 준비서면과 증거를 기일 전에 제출합니다.
- 피고는 답변서에 다투는 부분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증거는 사본을 만들어 상대방 수만큼 함께 냅니다.
- 가족이 대리한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위임장을 준비합니다.
이의신청을 한 쪽이 놓치기 쉬운 부분
이의신청은 방어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의만 넣어두면 채권자가 지쳐 포기할 거라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채권자가 인지를 보정하면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굴러가고, 피고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원고 주장이 그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툴 내용이 있다면 이의신청서와 별개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미 갚았다면 변제 증거, 채권 자체가 시효로 소멸했다면 최종 변제일과 경과 기간, 금액이 과다하다면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특히 오래된 대여금이나 카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 여부가 결정적인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이 알아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2주를 놓쳤다고 바로 포기할 일도 아닙니다. 주소지에 살지 않아 송달 자체를 받지 못했다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 해당해 뒤늦게 이의신청을 시도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인정 요건이 까다로우니, 송달 관련 기록을 확인하고 법률구조공단 같은 곳에 상담을 받아보는 게 낫습니다.
금액이 크지 않다면 조정이나 화해권고결정을 노려보는 것도 현실적입니다. 재판 외에도 화해권고결정, 조정 성립, 채권자와의 합의로 사건이 끝날 수 있습니다. 판결까지 가서 지연손해금이 붙는 것보다 분할 변제로 정리하는 편이 나은 사례가 꽤 있습니다.
판결이 나온 뒤: 항소는 되지만 상고는 어렵다
소액사건 판결서를 받아 보면 이유가 없거나 아주 짧은 경우가 있습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이 판결서에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결이유에 따라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 청구 일부를 기각하면서 계산 근거를 밝힐 필요가 있는 경우, 쟁점이 복잡해 당사자에게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유를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1심 판결에 불복하면 항소할 수 있습니다. 소액사건이라고 항소가 막혀 있지는 않습니다. 반면 대법원까지 가는 길은 좁습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상고와 재항고 사유를 따로 제한해 두고 있어서, 사실관계가 억울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실상 2심에서 결론이 난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문이 집행권원이 됩니다. 채권자는 이를 근거로 압류나 추심 같은 강제집행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여기까지 오면 다툴 수단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의신청을 낸 직후,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기 전 시점이 협상 여지가 가장 넓은 구간입니다.
💡 핵심 체크
- 이의신청 기간 2주는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하며 늘릴 수 없습니다. 우체국 소인이 아니라 법원 접수일 기준으로 잡아두는 게 안전합니다.
- 채권자는 이의신청 통지를 받으면 인지 보정명령이 곧 온다고 예상하고 자금을 준비해 두세요. 기한을 넘기면 신청서가 각하됩니다.
- 기록이 다른 법원으로 넘어가면 사건번호가 바뀝니다. 예전 독촉사건 번호로만 조회하지 말고 새 번호를 확인하세요.
- 지급명령에서 넘어온 사건에는 이행권고결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결정문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변론 준비에 들어가야 합니다.
- 소액사건은 원칙적으로 1회 변론으로 끝납니다. 증거는 기일 당일에 들고 가는 게 아니라 미리 제출해 두세요.
-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는 법원 허가 없이 대리할 수 있지만, 신분관계와 위임 사실을 서면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 판결 확정 전이라면 조정이나 화해권고로 정리하는 선택지가 남아 있습니다. 지연손해금이 계속 붙는다는 점도 계산에 넣으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지급명령에 이의신청하면 그냥 없던 일이 되나요?
아닙니다. 지급명령의 효력만 사라지고 사건은 통상의 민사소송 절차로 넘어갑니다. 오히려 정식 재판이 시작되는 것이라, 이의신청 후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원고 주장대로 판결이 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서에 이유를 자세히 써야 하나요?
이유를 적지 않아도 이의신청 자체는 유효합니다. 다만 이의신청서와 함께, 또는 송달일부터 30일 안에 신청 원인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담은 답변서를 내라고 안내하고 있으니, 다툴 내용은 답변서에서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
이의신청이 들어왔는데 법원에서 돈을 더 내라는 서류가 왔어요. 뭔가요?
인지 보정명령입니다. 지급명령 신청서에는 소장 인지액의 10분의 1만 붙이면 되는데, 소송으로 넘어가면 나머지 차액을 채워야 합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으면 법원이 결정으로 지급명령신청서를 각하하고,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청구액이 얼마 이하여야 소액사건인가요?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을 넘지 않는 금전이나 대체물, 유가증권의 지급을 구하는 1심 민사사건이 소액사건입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적용을 받으려고 청구를 쪼개 일부만 청구할 수는 없고, 그렇게 하면 각하됩니다.
소액사건이면 이행권고결정을 기다려야 하나요?
독촉절차에서 소송으로 넘어온 사건은 이행권고결정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채무자가 이미 이의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변론기일을 지정합니다.
2주가 지나서 이의신청을 못 했는데 방법이 없나요?
원칙적으로 2주는 불변기간이라 지나면 지급명령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다만 이사 등으로 송달 자체를 받지 못하는 등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었다면 뒤늦게 이의를 시도할 여지가 있습니다. 요건이 까다로우니 송달 기록을 확인하고 법률 상담을 받아보세요.
소액사건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대법원까지 갈 수 있나요?
항소는 가능하지만 상고는 어렵습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이 상고와 재항고 사유를 별도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관계 판단이 잘못됐다는 이유만으로는 대법원 판단을 받기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2심에서 결론이 난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참고 출처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지급명령(독촉절차) easylaw.go.kr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소액사건재판 easylaw.go.kr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인지대 및 송달료 계산 easylaw.go.kr
-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액사건심판법 law.go.kr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사소송법 조회) law.go.kr
-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ecfs.scour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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